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여덟 단어’는 박웅현이라는 광고인이자 인문학자인 저자가 쓴 에세이집이다. 여덟 가지 키워드(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인생)를 중심으로 여러가지 주제들이 등장한다.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인생 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견'이었다. 작가는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고 말한다. 보는 것이란 경험한다는 것이며, 경험하게 되면 믿게 된다는 것이다. 즉, 보고 듣고 느끼는 감각기관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다는 것은 곧 살아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또한 세상에는 두 종류의 눈이 있다고 하는데, 하나는 보이는 것만을 보는 눈이고 또다른 하나는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보는 눈이다. 전자는 돈이나 명예같은 세속적인 가치에만 집착하지만, 후자는 시대정신까지도 읽어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의미있는 시선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앞으로의 사회는 후자의 눈을 가진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창의력 역시 많이 보고 들은 사람일수록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많은 것을 보고 들을 수 있을까? 먼저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더불어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직접 가서 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예술작품을 접하는 것도 좋다. 음악이든 미술이든 공연이든 상관없다. 어떤 작품을 접하든 간에 마음속에 울림이 있다면 그게 바로 최고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참 간단하다. 그냥 보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알아서 느끼게 되고, 그렇게 느낀 점들은 언젠가 다시 떠오르게 되어있다. 그러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고민만 하고 있지 말고 일단 밖으로 나가보자. 길을 걷다가 하늘을 올려다보고, 주변 풍경을 찬찬히 둘러보고, 때로는 멈춰 서서 꽃향기를 맡아보기도 하자. 그러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지도 모른다.
나는 평소에 잡생각이 많아서인지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거나 깊게 파고드는 경우가 드물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이 책은 내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사실 그동안 난 그저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부터는 조금 달라졌다. 비록 아직까지는 크게 달라진 바가 없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좀 더 넓어졌다고나 할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당장 내일부터 뭔가 대단한 변화가 일어날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전보다 훨씬 더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 어쨌든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분명 언젠가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발전된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