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불변의 법칙’은 마케팅 분야의 고전이자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책이다. 저자들은 22가지의 핵심 원칙을 제시하는데, 각각의 원칙에는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한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제1법칙인 ‘리더십의 법칙’이었다. 리더십의 법칙이란 소비자의 기억 속에 맨 먼저 들어가는 제품이나 회사가 시장에서 리더가 된다는 내용이다. 즉, 최초가 될 수 없다면 최초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펩시콜라보다 코카콜라가 인지도가 높으니 콜라시장에서는 이미 선두주자이지만, 과일주스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선도자가 되지 못했으니 주스시장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여 성공했다는 식이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법칙들이 있는데, 각 법칙마다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어떤 상황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인식의 법칙 중 하나인 “인식상 열세라면 행동상의 열세로 이어진다”처럼 말이다. 따라서 마케터로서 이러한 법칙들을 잘 숙지한다면 수많은 변수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평소에 마케팅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부터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내용이 생소했지만, 그래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재미있었다. 그런데 읽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것이 정말 좋은 방법일까?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기존의 방식으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문이 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 중심주의란 명목 하에 너무 많은 걸 포기하게 만드는 것 같기 때문이다. 요즘 시대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최고다. 가격이 싸면서도 품질이 좋으면 당연히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 무조건 싼 값에 물건을 내놓아야 한다. 여기서 문제는 지나치게 낮은 가격만 강조하다 보면 정작 필요한 기능마저 빼먹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실제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휴대폰 매장에선 공짜폰이라며 최신형 스마트폰을 팔았다. 심지어 데이터 요금제조차 무료였다. 당시 유행하던 무제한 요금제보다도 훨씬 저렴한 가격이었다. 이렇게 파격적인 조건이었지만, 막상 구매해서 사용해보니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일단 기본 제공되는 데이터량이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배터리 용량도 작아서 금방 닳아버렸다. 통화품질도 좋지 않았다. 인터넷 속도도 느렸다. 결정적으로 카메라 화질이 최악이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싸게 팔았을까? 알고 보니 통신사 측에서 일부러 재고 처리를 위해 그런 거라고 했다. 아니,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 만약 그때 삼성전자 갤럭시S3 모델을 샀다면 어땠을까? 아마 지금쯤 만족스럽게 쓰고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아이폰5s를 샀을 수도 있고. 어쨌든 그랬다면 적어도 후회는 하지 않았을 텐데. 솔직히 말하면 조금 억울하기도 하다. 아무리 싸고 좋다고 광고를 해봤자 소용없다. 어차피 살 사람은 사고, 안 살 사람은 안 산다. 그게 자본주의 사회의 냉정한 현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소한 합리적인 수준까지는 맞춰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래야 손해 보는 기분이 들지 않을 테니까. 아무튼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소시민으로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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